시간이 빠른건지 느린건지 애매할때가 많으나
좋은 일을 기다리기엔 느리고 힘든 일을 기다리기에는 빠르다고 하는게 제일 적당하지 않을런지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의 시간은 빨랐다가 느렸다가를 하루에도 몇번이나 반복하곤 합니다.
이제 아프리카로 가는 시간도 보름밖에 남지 않았구요, 9주를 끊었던 영어학원도 마지막주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영어가 늘었다기보다는 왠지 한국어만 준거 같아 분한마음 없지 않지만 모든 배움은 우공이산이려니..생각하며 힘을 내고 있습니다.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자면...
그제가 성령강림대축일이였죠. 이곳에 온 이후로 아직 영어 미사 집전을 하진 않고 계속 연습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사때에는 복음읽는것과 성찬례 중 공동 집전사제가 읽는 부분만, 몇문장 안되어서요. 하고 있습니다.
한 두달 했으니 제법 자신감이 붙기도 했구요. 최근에는 별 부담없이 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제 미사를 하는데 인도 출신의 주례 신부님이
'오늘 특별한 날이니까 1양식 오케이?'
하고 물어봤는데, 말씀드렸듯이 전 자신감이 뻗쳤으니깐요. "ㅇㅇ 상관없음" 이라고 하고 기다렸죠.
생각해보니 연습도 한번. 해본거 같기도 해서 별로 큰 문제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차례가 되어 읽으려고 했더니 왜 이리 긴지. 결정적으로 미사 경문에는 블랭크 처리 되어 있는 곳들이 간혹 있습니다.
우리 교황 ( )와 우리 주교 ( ) 이런 부분이 그렇죠.
읽는데 저런 곳이 나오길래 너무 습관적으로 우리 교황 프란치스코와 우리 주교 요셉(이곳 주교님입니다.) 을 말하고
그 뒤의 문장을 보니 who have gone(세상을 떠난??) before us(우리보다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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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에 프란치스코와 요셉을.....
갑자기 식은땀이 비오듯 내리고 정신은 아득해지는데 사람들은 반응이 없고..
미사가 끝나고 주례 신부님께 나 오늘 대박실수하지 않았음? 했더니 '쉿. 조용히 해. 아무도 몰라.' 하고 넘어가주신...
우리끼리 점심먹을때에는 한바탕 난리가 나긴 했습니다. 김신부가 교황님과 주교님을 저세상으로 보냈다며...
수녀님 한분이 저에게 니가 그분들 보냈으니 이제 빨리 부활하라고 기도하라고....ㅜㅠ
뭐 대략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각설하고
오늘은 그간 묵혔던 사진을 좀 풀어보려고 합니다.
좋아한다 말씀드렸던 브라이언트 공원입니다.
참 좋아보이지만 이 사진을 찍고 거의 10분안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저기 있던 사람들 모두 철수 했더랬습니다.
바로 뒤에 보이는 건물이 영화 투머로우에서 아이들이 책 태워가며 불쬐던 장면에 나온
뉴욕 도서관입니다.
뉴욕의 상징 같은 곳 중의 하나죠. 타임스퀘어 입니다.
남들은 여기 몇번 와보고 나면 질린다던데 저는 왜 올때마다 신기한지 모르겠습니다.
아, 하루에 두번 이상 오면 힘들긴 합니다. 사람이 정말 많고 정말 혼잡한 곳입니다.
이쁘게 찍어보려고 늘 시도를 하지만 정말 맘에 드는 사진 찍기는 참 어려운..곳입니다 :)
저 막대기를 길게 세워놓은것 같은 건물은 최근에 올라가고 있는 건물입니다.
높이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거의 비슷? 더 높으려나? 그정도로 높은데요.
구글에서 보면 디자인이 저게 뭐냐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욕을 하는 건물입니다.
꼭대기에 전망대같은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가봤는데 일단 아직 완공이 안되었고
아파트 용도로 만드는거라서 완공이 되어도 갈수 없는...
네, 오늘 소개하려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입니다. 영화에도 원체 많이 나왔고 멀리서 맨하탄을 바라보면
상징처럼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는 건물이죠.
재미있는건 이 건물 바로 아래쪽 근처에 작은 한인타운처럼 한국인 거리가 있습니다.
한식당도 많고 우리은행도 있고 한국 미용실도 있고 근데 죄다 비싸고 뭐 그런 곳인데요.
안타깝게도 거리가 대단히 지저분해서, 뭐 미드타운 맨하탄 안의 스트릿들이 죄다 그렇긴 합니다만
유독 지저분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일런지 뭐 그래서 좀 안타깝습니다. ㅡㅠ
전망대를 올라가려고 일부러 좋은 날씨를 기다렸습니다. 이날 모처럼 날이 좋고, 심지어 평일이여서
(토요일이나 주일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기가 힘듭니다 ㅠㅠ)
꽤 빠른 속도로 올라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
저 멀리 높이 솟아있는 친구가 원월드. 911 테러 이후로 그 자리에 새롭게 세워진 건물이구요.
아래쪽에 뾰족하게 생긴 플랫 아이언 빌딩도 보입니다.
전망대를 갈때 제가 좋아하는 방법은 오후 4시 정도에 입장하는 겁니다. 그러면 낮부터 초저녁까지를 모두 담을 수 있어서요.
전망대 안에서 배는 좀 고프고 힘은 들지만 사진 찍는 일이 늘 그렇듯이 신나게 기다렸다가 본전을 충분히 뽑고 나옵니다.
안그러면 두번 와야 하니까요 ㅡ.,ㅡ
그래서 찍은 초저녁 사진입니다.
확실히 맨하탄은 밤이 뭔가 더 매력적인...그런것이 있습니다.
요즘엔 해가 많이 길어져서 거의 8시가 되어야 이 정도가 됩니다.
이 덕에 이날은 저녁 9시 반에나 저녁식사를 먹을 수 있었던..
남들 하는 블로그처럼 막 입장하는거 찍고 입장권 찍고 시간대가 어떻게 되고...
그런건 정말 도무지 못하겠고 그냥 이렇게 무성의하게 사진만 던집니다. ㅡㅠ
마지막으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로도 유명하고 무한도전에 촬영한것때문에도 유명하고
이래저래 유명한 부르클린의 덤보 스트릿 입니다.
자리를 잘 잡으면 맨하탄 다리 바로 아래에
저렇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위치하게 찍을 수 있는데요,
제가 선호하는 자리입니다. 덤보는 조금만 자리를 옮겨도 사진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는 곳이라서요.
다음번에는 부르클린의 사진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뿅
p.s - 너무 이런 사진만 올리니 놀러간것처럼 보이는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만...
보통은 오전 7시에 일어나서 9시부터 오후 2-3시까지 영어학원과 과외를 병행하고요,
보통은 저녁기도 시간인 오후 5시 45분까지 수도원으로 돌아옵니다만 가끔씩,
저렇게 사진찍으러 낮에 돌아다닐때...의 사진들입니다.
적고보니 변명이요. 놀고 있는거 맞긴 합니다만. 그래도 너무 매도하면 억울할 수 있으니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계약직의 삶은 순탄치많은....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