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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새로운 식구. 전동진 스테파노 신부님. 그리고 또 다른 이별...

안녕하세요.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새해 복들 많이 받으시고 그 복이 부디 일복같은 것들이 아니시기를 바라옵니다.


사실....기분이 대단히 좋지 않습니다. 많이 슬픈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요.


상상도 할 수 없는 생이별을 한 관계로....아직까지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주 소개한대로 오늘은 새로운 우리 가족인, 훈남 신부님. 


전동진 스테파노 신부님 스페샬로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포스트는 이미 몇번 말씀드린 우리 귀여운 아깽이 젤리를 소개할 계획이였습니다만.


1월 1일. 우리 젤리가 납치된 걸로 추정됩니다.


이런 강아지를 여기서 첨 길러보기도 하고 집 안에 들이면 뒷처리가 난감하여 밖에다 내놓고 길렀는데


12월 31일을 끝으로, 저녁에 산책나갈때 저를 뚱하니 쳐다보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사라졌더라구요.


어디 놀러갔겠거려니 하고 오전에 기다리다가 오후부터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이.


누가 데려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우리 식복사 자매님이 말씀해주시기를 


그런 새끼 강아지들이 여기 마켓에서 십만 실링. 오만원 정도에 거래가 되기도 하고(이곳에선 한달 월급에 조금 못미치는 큰 돈입니다.)


이곳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대상이라.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빨리 좀 말해주지....)



그리하여. 고작 20일 이였지만 너무나 정도 많이 주고 함께 했던 녀석이. 이대로 잘 키워서 어엿한 성인.....성견이 되는걸 보고 싶었건만


그렇게 갑자기 생이별을 하고 나니. 예상보다 너무나 우울하고 슬펐더랬습니다.


제가 어릴때를 제외하고 반려견을 가져본적이 없어서. 가끔 개를 기르는 분들이 멀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만


고작 20일 기르고 이렇게 맘 저미는걸 보고 나니 1-20년 함께 했던 개들은 정말 가족이겠구나 싶어지더라구요.



그래도 혹시 몰라 언젠가 돌아오지 않을까. 기도만 하고 있답니다.



여하튼. 말씀드린 전 신부님 소개 시작합니다. 


전신부님도 저와함께 제리와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냈었는데. 둘이 아주 속상해 했더랬죠.




'카하마'라는 곳에서 쇼핑하던 때였습니다.


멋지고 훈남이시기도 하지만 스타일이 아주 좋으세요.


전 여기서 컨셉을 상그지 컨셉으로 잡고 삽니다만


(그래야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는다는 창원 신부님의 조언으로)


우리 전 신부님은 스타일이 몸에 밴 분이라 대충 걸쳐도 참 멋지더라구요.





부기시에서 저와 함께 3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네 아이들에게 선그라스도 씌워주고





루시아나랑 같이 산책도 가고.


요즘 그래서 루시아나한테 제가 엄청 소리 지릅니다. 빨리 니 아들 찾아오라고.





제가 아주 좋아하는 부기시 뒷 마당(?)...땅...뭐 그런 코슨데요.


저녁식전에 항상 산책하는 곳입니다.





공소에 함께 가서 성물 축복도 해주시고





가끔은 아이들에게 시비도 걸어주시고.


그런건 아니지만 뭔가 시비거는 거 같은 느낌....









이렇게 감사하게도 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습니다.





여기는 사제관에서 3분 거리에 있는 수녀원입니다.


매주 금욜 저녁 이곳에서 유치원 아이들과 수녀님들과 영어 미사가 있는데요.


오셔서 신부님이 두번이나 도와주셨습니다.


아쉽게도 방학중이라 아이들 없이 수녀님들과만 미사를 했었죠.





이 더운 날씨에 저런 옷을 입고 오신 걸 보고...


역시 패셔니스트는 힘들구나. 난 절대 못하겠다..생각했었죠.


'디디아' 라는. 부기시에서 차로 10분 정도 나오면 있는 아주 작은 시장입니다.


이곳이 처음에 경악스러운 것은


정말 과장을 전혀 보태지 않고


수천마리의 파리가 입구에서 반겨줍니다.


이걸 동영상을 한번 찍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지금은 제법 익숙해져서 파리와 함께 인사하며 시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제리와 함께 산책도 하며...


우리 제리....ㅜㅠㅠㅠㅠㅠㅠㅠ





아직 스와힐리어를 배우진 못하셔서.


저에게 배운 아주 짧은 말로 교우분들에게 인사만 드렸습니다.


공소 미사를 항상 함께 해주셔서 제가 많이 든든하고 감사했었죠.





멋진 나무와 함께 사진도 찍고.





세례식은 굳이 스와힐리어로 하지 않아도 되어서. 이름만 외쳐주고 한국어로 세례를 주셨습니다.


이날 아기들이 하도 많아서 신부님과 반씩 나눠서 했었죠.


아기가 아주 경악을 하고 있죠.


가뜩이나 아가들은 겁이 많은데 얼굴 허연 인간들이 물을 부으니 이보다 더한 호러가 없을 겁니다.


전 신부님과 제가 물을 붓고 지나간 자리마다 실로폰처럼 점점 커지는 아이들의 울음 소리에


흡사 제가 사탄이 된 기분이였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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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정도로만 하구요.


뭔가 너무 뜬금없이 끝이라 죄송합니다만. 이렇게라도 편하게 올리지 않고 맘잡고 올리려면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조금 난데없이 끝나더라도 이렇게 해야 좀 더 자주 올릴듯 합니다.


조만간...아마 이번 주 안에 전신부님과 제리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아 참고로 포스팅이 조금 늦어진 이유는.


전신부님이 부기시의 3주를 마치고 드디어 언어학교에 들어가셨습니다.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처음에 네달간 살았던 곳. 무소마의 언어학교이지요.


부기시에서 므완자까지 차로 네시간. 므완자에서 무소마까지 차로 네시간.


왕복 16시간 거리를 모셔다 드리고 오느라. 한 4박 5일 정도를 이동한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들. 빨리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소서.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