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해피 연말입니다.
작년 이맘때 기억이 났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 차로 한시간 반 정도를 나가면 제법 큰 시장이 하나 있습니다.
작년에 그곳에 장을 보러 갔을때 평소와는 달리 가게 앞에 잡다한 장식들이 어색했는데요,
뭔가 다른데 뭐가 다르지? 하고 생각을 해보니 그날이 21일이여서 크리마스를 직전에 두고 여러 장식들을 걸어둔 것이였습니다.
한번도 크리마스를 이렇게 뜨겁게 보내본적이 없거니와
이곳 특유의 풍경이 더더욱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보니.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왔다는 생각조차 못하다 뜬금없이 깨닫게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두번째라고 올해는 조금 의식하며 일부러 차에서 캐롤도 더 틀어보고 하며 여전히 핫한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오자마자 찍었던 부기시 사진 조금과
더 소개하고 싶은 많은 사진이 있지만. 우선 시기가 시기인지라. 부기시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좀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성당 아이들은 아니구요. 성당 인근에 사는 아이들. 그러니까 이웃집 아이들입니다.
제가 누군지 알긴 하는데 이름은 까먹었다며 모처럼 반갑게 인사를 하길래 아이들이랑 놀았더랬죠.
떠나기 전만해도 건기의 끝무렵이라 사막과도 같았는데
두달 사이, 아니 사실 비가 내리고 불과 일이주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초록이 우거집니다.
자연의 생명력에 감탄을 하게 되지요.
생각해보니 처음 소개하는거 같은데
우리 요리사인 그레이스 자매님입니다. 나이는 24살이지만 5살짜리의 아이 엄마기도 하구요.
애기가 제법 귀여운데 가끔씩 와서 하루종일 사제관에 있다 가기도 합니다.
주로 제방에서 사탕과 과자들을 뜯어가는 녀석이지요.
사진은 밥을 만들기전 쌀에서 돌을 골라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조리개로 조리질하기 전 큰 돌이나 탈곡이 안된 쌀 같은걸 빼서 땅으로 던지면
그 아래에서 닭과 오리들이 신나게 그걸 주워먹는 시스템입니다.
제리. 혹은 젤리. 입니다. 두 이름 번갈아가면서 불러요.
전에 소개드렸던 루시아나라는 개가 제가 휴가간 사이 새끼를 7마리나 낳았습니다.
보통 여기는 개 낳으면 죄다 나눠주는데
왠일로 이녀석은 굉장히 잘 따르기도 하고. 주기로 했던 집에 보냈더니
어미가 밤마다 다시 물고 오기도 하고 해서 기르게 된 친구입니다.
처음엔 그냥 그랬는데 보면 볼수록 얼마나 귀여운지. 요즘엔 저에게 꽤나 커다란 기쁨을 주는 녀석입니다.
조만간 시리즈로 하나 올리겠습니다.
성탄 전야의 풍경입니다. 전야 미사 전 잠깐 산책하면서 찍었죠.
성전 안의 구유입니다. 둘러싼 가지들은 다 주변에서 꺽어온 진짜 나무들입니다.
굉장히 작은 미니어쳐로 만들어서요. 따로 구유 안치식을 하지는 않고 분향 예절만 했습니다.
성탄 전야 미사전 제의방의 모습이구요. 주임신부님과 새로 오신 전동진 스테파노 신부님입니다.
작년 전야미사를 제가 주례했어서 올해는 주임신부님이 하셨습니다.
전야미사 입당입니다.
작년 전야미사를 처음 하고 굉장히 놀랐던것은
강론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이 성탄제 마냥 성경을 배경으로 연극을 준비했습니다.
놀라웠던것은...미사 시작전 저에게 중간에 잠깐 연극이 있다고 해서 알겠다 했는데
그 잠깐이 50분을 하더라구요.
올해는 절대 안되고 시간 꼭 줄여라! 했더니
올해에는 55분을 했습니다. ㅡ.,ㅡ
뭐 이런 미사는 늘 기본이 세시간이니까요. 이젠 뭐 그러려니 합니다.
그 55분의 시간동안 내려와서 구경하며 찍은 사진입니다.
이런 풍경이 되지요. 달과 어우러져 제법 멋있었습니다.
이거슨.....23일로 기억하는데요.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나름 스페샬로 만들었던 치즈 계란말이였습니다.
백종원씨에게 감사 인사를....
동료가 있으면 좋은 것 중 하나가 제 사진이 생긴다는 것이죠.
제 사진에 대한 애정이 별로 있지는 않은 편입니다만 이곳에서의 사진은 가끔 가지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행히 전신부님이 사진을 또 아주 잘 찍으셔서 민망하게도 제 사진을 좀 소개하려고 합니다.
고해성사를 하는 중이였습니다.
당연히 스와힐리어로 고해성사를 하다보니. 처음엔 거의 못알아 듣고 사죄경만 드렸지만
요즘엔 그래도 6-70%정도는 알아듣게 되어 다행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 사람들이 죄를 고해하는 방법이 특이한데요.
엄청 돌리고 돌려서 말합니다.
이를테면 다른 사람의 소를 훔친것을 말할때에
"줄(소 목에 달린)을 잡고 움직였습니다."
라는 식이거나
다른 사람의 책을 훔쳤다면
"물건을 이동시켰습니다."
라는 식의 고백이 특이합니다.
보통은 앉아서 하게 의자를 준비해주시는데 제 허리가 좋지 않은 관계로 늘 나무 아래서 서서 하는 편입니다.
크리스마스에 다녀왔던 공소였습니다.
늘 한결같은 공소의 모습이죠.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일년중 아주 큰 날중 하나라
정말 많은 분들이 모여서 같이 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덕에 공소 안은 아주 후끈합니다.
비오듯 땀을 흘렸던 핫한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이곳을 다니다보면 특이하게 저런 나무를 자주 보게 됩니다.
마치 아래를 누가 다듬은것마냥 반듯하죠.
덕분에 저곳에서 사람들이 쉬기도 하고 저같은 경우 고해성사를 주로 저런곳에서 드리게 됩니다.
전 신부님이 신기하다고 하여 차를 세우고 찍었던 사진입니다.
지금 저와 3주간 함께 하고 계시는 전 신부님입니다. 이제 다음주면 이분도 언어학교를 떠나게 되는데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우리 훈남 신부님 스페셜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연말 마무리 잘하시고
다음주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