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제리를 기억하며. (feat 전동진 신부님)

Yoonsang 2019. 1. 12. 17:02

보통 제가 금요일에 올리겠다 하고 금요일 저녁에 올리면 시차때문에 한국에서는 토요일이 되더라구요.


하여 토요일에 올리겠다 했던건데 어쩐일인지 어제 저녁 인터넷이 거의 먹통이 되었습니다.


요즘 특징이라면 낮시간은 인터넷이 엄청 빠르고 저녁은 요상하게 안되더라구요.


이러나저러나 되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그리하여 예상보다 아주 살짝 늦은 포스팅 시작하겠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우리 제리의 사진들과


마찬가지로 언어학교를 가셔서 볼 수 없는 전동진 신부님의 사진들입니다.


두 분 모두 블로그에선 마지막 소개가 되지 않을까...싶습니다. 흑.


먼저 제리입니다.





개수줍....


이렇게 귀여운 녀석이였는데요. ㅠㅜ 사진은 전신부님이 찍어주셨습니다.





한번은 하도 집에 들어오려고 몸부림을 쳐서...


이 곳 개들은 벼룩부터 뭔가 알 수 없는 벌레들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서 절대 집안으로 들이진 않거든요.


난 도저히 못하겠고 전신부님께 혹시 씻겨줄 수 있냐 물었더니 콜 하셔서 그럼 씻기고 한번 집에 넣어보자 했었죠.


태어나 처음 해보는 샤워에 굉장히 곤혹스러워한 제리와 


씻겼더니 나온 물이 상상할 수 없는 검은 물이라 더욱 곤혹스러웠던 전신부님입니다.





씻기고 났더니 이렇게 반짝반짝 해졌더랬죠.


하지만.....



집안에 들어오자마자 카펫같은 곳에 바로 볼일을 보셨습니다.


이런식이면 우리 사이 곤란하다는 말과 함께 주방으로 쫓겨나게 되었죠.





그렇게 개무룩해진 상태입니다.


계속 안에만 둘수는 없고. 그렇다고 한번 내보내면 더러워지는게 상상을 초월하니 결국 안에선 못기르겠다고 결정했던 건데요.


결국 그 때문에 잃어버리게 될줄은....그럴 줄 알았다면 그냥 안에서 기를걸. ㅜㅠ





가끔 되게 사자 같을때가 있었어요. 


닭이랑 오리한테 시비를 걸며 마치 라이온킹에 나오는 어린 심바처럼 캬앙 하면서 대들었습니다.


그러다 한번 우리 닭중에 제일 큰 닭한데 한대 맞고 정신 못차리던..





새끼라 잠은 또 어찌나 잘 자던지....





"이보시개. 그만 좀 괴롭히시개."


네.....이렇게 떠나버린 우리 제리였습니다.


부디 나쁜놈 만나지 말고 잘먹고 잘 자라기라도 하거라 ㅜㅠ





부기시에서 3주간 같이 한 전 신부님의 사진입니다.





공소에서 미사가 끝나면 공소에서 정해준 집에가서 식사를 하고


식사후엔 집축복을 하게 됩니다.


축복기도를 하고 집 곳곳에 성수를 뿌려야 하는데 이분들은 성수에 좀 민감하신지


뿌릴때 놓치는 부분 있으면 다시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여 좀 다시 뿌리시고...여도 좀 다시 뿌려주시고...'


빈데없이 구석구석 실허게 뿌려드려야 해서 좀 시간이 걸립니다.





성수는 그 집에서 바로 축복을 하고. 성수채가 없기때문에 보통 나뭇잎을 꺽어서 그걸 성수에 찍어 뿌립니다.


사진 보시면 신부님 손에 들려있는 나뭇잎이 성수채인 겁니다.





함께 갔던 '자나(Jana)' 라는 공소인데요.


재미있는건 스와힐리어로 '자나'가 '어제' 라는 뜻입니다.


동네 이름이 '어제' 인 곳인거죠.


"제가 오늘 어제에 도착했습니다."


뭐 이런식의 말장난이 가능합.... 파하하





부기시에 잠시 방문해주신. SMA와 잠시 협력중인 폴란드 출신의 아멜리아 수녀님이십니다.


미사가 끝나면 보통 아이들이 새로온 손님이 신기해서 저렇게 둘러싸고 구경을 합니다.


이야기도 좀 나누고(거의 대답들을 하지 않습니다만)


셀카도 찍고 뭐 그런 시간이죠.





이날 성탄이라 유아세례식이 있었는데요. 전신부님이 찍어주신 제 손입니다.


지난 포스트에 말씀드린 것처럼.


원래도 유아세례때에는 아기들이 많이 울기도 합니다만


이곳 시골의 지역 아기들에겐 한번도 본적없는 허연 인간들이 대단히 위협적인가 봅니다.


정말 엄청나게 울거든요. 그래서 제가 사탄이 된 기분이라 지난번 말씀드렸죠.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줘야 합니다.





그러면 이런 사단이 나죠.


사진만 봐서는 뭔가 아이에게 나쁜걸 주고 있는거 같은 느낌이...왼손을 보시면 축성성유를 들고 있는건데요. ㅜㅠ





제가 나온 이 사진들은 모두 전 신부님이 찍어주셨는데요.


이 사진은 마치 아이가


"네 이놈. 오늘의 굴욕은 절대 잊지 않겠다..."


라는 듯한.





그리하여 지나간 자리마다 아이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생각해보니 이 사진은 지난번에 살짝만 올렸었는데요.


공소중에 한곳이 폭우로 무너졌습니다.


뒤쪽에 뻥 뚫린 부분이 무너진 곳이구요.


수평을 완벽히 맞추고 찍은 사진입니다만 자세히 보시면 건물이 왼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 있죠.


부킬리구루라는 공소인데요. 부실공사로 공소가 무너질 위험이 아주 높은 곳입니다.


저게 실제 눈으로 보면 정말 무섭습니다.


그리하여 처음 갔을때부터 


진짜 여기서 미사하다 이거 무너져서 죽으면 미사중 죽은 것이니 바로 천국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다행히 하느님은 저에게서 본전 뽑을게 더 남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올리겠습니다만 이날 돌아가는 길에 길이 너무 안좋아서 


또 차가 구덩이에 빠졌고. 거의 전복 가까이 될 뻔한 위험한 순간이 있었어서.


건물사정과 도로로 인해 이 공소는 임시 휴무 상태가 되었습니다.


건기가 되어야 다시 방문할 수 있는데


공소가 많다보니 4-5군데 정도는 우기에 방문할 수 없는 공소들도 있는 편입니다.





네, 여기까지 하구요.


끝으로.


전신부님과 함께 있는 동안. 사실 우기에 별 사진 찍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우연히 아주 맑은 하늘이 한번 뜬적이 있어요.


시기상으로 은하수는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 있어서 은하수는 없지만.


정말 많은 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뚜둔. 예전에 은하수를 찍은 곳과 같은 장소이죠.


집과 나무 위에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구상성단입니다. 수백만개의 별이 몰려 있는 곳이죠.


그리하여 바로 이곳에서 전 신부님의 인생샷 도전에 들어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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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도 말씀드린 후레쉬를 이용해서 사람과 나무에 칠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상입니다.



거의 일주일동안 세번의 포스팅을 한 셈이니


다음주에는....올리긴 올리겠습니다만 사진 한장 정도만 올리겠습니다.


아 참고로 파군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불과 4일만에 벌써 잘라 먹어도 될만큼 커버려서 무서울 정도입니다.


다음에 부기시 일상과 파군에 대해 다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강녕들 하시길.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