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시 일상..
제목 정하는게 귀찮아서 늘 부기시 일상이라고 하는데 좀 별로네요.
보통 블로그들 보니까 제목들이 어마어마하던데....그것참 정하기 귀찮고 번거로운 일입니다.
그렇게 정한 형식적인 제목이지만 말 그대로인. 부기시의 일상...입니다.
오늘 좀 좋은 사진들이 많은거 같아요.
조금 뜬금없지만, 지난번에 예고해드린 제 방 창문입니다. 이런식으로 생겼어요.
작아서 환기가 안되는건 둘째치고..방충망만 있고 가릴게 없다보니. 이 바로 아래가 침대거든요.
밖에서 나는 수많은 엄청난 소리들이 다이렉트로 들려옵니다.
거리에 텐트 치고 자는 느낌이였어요.
처음에 거의 한 두달을 공사를 해서라도 창문을 바꿔야 겠다고 생각을 하던중.
문득 그냥 저것만 막아서 소리라도 줄일 수 있으면 어떨까 싶어서 셀프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인들이 보내주신 택배 상자를 고이 모셔둔 보람이 있었죠.
일단 상자와 테잎을 준비하고
창문 규격에 맞게 잘라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힘들더군요...ㅡ.,ㅡ
한개로 가려질 소음이 아니기에 최대한 여러겹을 겹치기 위해 열심히 더 잘라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결과물을 얻고야 말았으니.
뚜둔!!! 이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원래 처음 계획은 이게 아니였어서 마크1 마크2 모델이 있었고 두 모델 다 실패로 돌아가서
새롭게 만든게 이녀석입니다. 마크 1 과 2를 사진 찍지 못한게 아쉽네요.
여튼 그렇게 완성한 마크 3인겁니다. 뭔가 더 이쁘게 나중에 만들어야지 생각했었는데요.
만든지 벌써 반년이 넘어가는 지금....마크 3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일어나면 뽑고 자기전에 우겨넣으며 지내고 있는것이죠.
뭐 이렇게. 원래는 창문을 교체할 생각이였어서 엄청 커질뻔한 공사가.
하루의 노가다로 끝나버린 참 다행스런 일이였습니다.
성능은...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빈틈에 쑤셔넣은 뾱뾱이가 훌륭한 방음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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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상입니다.
이것도 벌써 꽤 전의 사진이군요. 여기 옆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기술학교입니다.
저 마크 3 창문달린 제 방을 나와서 성당으로 가는 길입니다. 왼쪽 아래에 있는게 대성당이구요.
새벽미사 가는길에 아침 하늘이 너무 이뻤던 날이였습니다.
같은날 아침였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엄청 미셔너리 같은 느낌을 주는 사진입니다.
참고로 저 차는 아주 드물게 사용되는 차인데...거의 30만키로 가까운걸로 기억합니다.
에어컨 없고 창문 수동에 한번 탈때마다 한참 삽질을 해야 시동이 걸리는
이곳에 아주 오래 있었던 산 증인 같은 녀석이죠.
한참 우기일 때 찍었던 사진입니다. 킬리만자로 산 같은 구름이 자주 생기곤 해서 아주 멋있었죠.
건기가 시작된지도 꽤 지나서 벌써...한 두달 넘은거 같네요.
비가 좀 오긴 와야 하는데 비 좀 주십사 기도중입니다.
부톤도로 라는 공소입니다. 공소가 아주 작은게 귀여워서 좋아하는 곳입니다.
실내 환경은 귀여운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긴 하지만....여튼 그렇습니다.
저의 아름다운 차도 있군요.
지난번 사고 후 아직도 수리중이랍니다. 벌써 두달이 지나가는데..ㅜㅠ
혹시나 싶어서 다시 물어보니
"모르지~ 한 한두달 정도 더 걸리려나?"
라고 대답해서 대략 포기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허허
정말 부기시의 일상이란 제목이 어울릴법한 사진입니다.
아래에 보시면 뱀이 있습니다.
제법 큰 뱀이 출몰해서 모든 복사단 아이들이 협심하여 잡았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습니다만, 생태계의 사슬을 아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니 벌레가 많아지고 벌레가 많으니 개구리가 많아지고
그리 내린 비 덕분에 수확이 잘되서 먹을게 많으니 쥐가 많아지고
개구리와 쥐가 많으니 뱀이 늘어나고
왠지는 모르겠으나 까닭없이 엄청난 벌떼가 나타나 집을 습격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 한 2주 전에 화장실에 뱀이 나타나서 경악한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샤워하던 때라 잽싸게 도망나와서 옷을 입고 다시 가보니 사라졌다는...
그 이후로도 계속 찾고 있는데 어디 숨었는지 찾을수가 없어서요.
그냥 요즘엔 화장실을 갈때마다 항상 수색하고 사용하는 일이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참 다양한 종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게
흡사 파라오의 열가지 재앙같은 느낌도 들고 뭐 그렇습니다.
이것도 우기때 찍은 사진이네요. 이곳에서 본 아주 멋진 무지개였습니다.
이걸 좀 더 원본으로 올리려 했는데 작게 리사이즈가 되었네요. 저녁에 왕왕 걷는 산책코스입니다.
저때도 우기 근처였어서 초록초록하지만 지금은 많이 말라서 슬슬 사막처럼 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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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oon 이라는 노래를 요즘 아주 빠져서 듣고 있습니다.
나의 아저씨 드라마 OST 였는데요.
노래와 너무 잘 어울리는 사진처럼 보여서 애정하는 사진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도 또 새로운 부기시의 일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폭염에 건강들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