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무소마편.
안녕들 하셨습니까.
어찌어찌 살고 있는 김윤상 신부입니다.
이번에는 혹여라도 늦어질까 두려워 조금 빨리 업데이트를 시도합니다.
잘 지내느냐. 건강하느냐. 어떻게 지내느냐. 는 질문을 거의 디폴트처럼 항상 받고 있는데요.
잘 지낼 수 있는 곳은 여전히 아닌데요, 놀랍게도...뭐랄까. 적응했단걸 되게 인정하기 싫은데도 불구하고
어찌되었건 처음에 정신 못차렸던 시절에 비교한다면 온지 4개월만에
많이 적응하고 정신차리고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건강은 놀랍게도 건강합니다. 한국에서 보내준 라면의 힘으로 체중이 좀 불었는데
최근에 열심히 노력해서 다시 살을 조금 빼고 있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구요.
다행히 병같은건 아직 걸리진 않았습니다. 이곳은 말라리아가...
말라리아 이야기를 좀 먼저 잠깐 하면요,
한국에서는 말라리아가 대단히 무서운 병이지요.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경험이 잘 없어서기도 하겠습니다만
실제로도 무서운 병이 맞긴 합니다만 여기서는 그냥 한국에서 감기 걸린 것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심지어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결근한적이 있는데 말라리아 걸리셨나요? 라고 다른 선생님한테 물어봤더니.
"말라리아면 나오지. 그건 별거 아니자나."
라고 대답해서. 다시 한번 조기 귀국의 욕망이 꿈틀거렸....아니 그게 아니라. 네. 뭐 그렇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곳에 있는 동안 언젠간 당연히 말라리아에 걸리게 될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무릇 도둑질도 그러하듯이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부터는 쉬운것처럼(읭?)
이 말라리아도 사람마다의 증상이 있는데요. 이것만 파악해서 초기에 약을 먹으면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전 놀랍게도 아직 한번도 걸린적이 없어서, 뭐 스스로는 성령의 은사가 마치 에프킬라 막처럼 저를 감싸고 혼자 이런 상상도 해봅니다마는
운이 좋았죠. 언젠가 걸릴거면 차라리 빨리 걸려서 증상 아는게 더 좋겠다 싶기도 하고.
왠지 이대로 한번도 안걸리고 돌아가면 그건 그거대로 기록이겠다 싶기도 하고 뭐 그런 마음입니다.
여튼 안걸렸습니다. ㅋ
뭐 그외에도 이곳에서 쉽게 걸리는 병들로는 흡혈촌충, 장티푸스, 아메바, 회충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만
뭐 여지껏 별다른 소식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분들을 만나게 된다면,
무탈히 잘 지나갈 수 있기를 가끔씩 기도해주시면 잘 받겠습니다.
끝으로 어떻게 지내냐면,
벌써 언어학교도 2/3 정도가 지나갑니다. 이제 5주만 지나면 어딘가로 발령을 받게 될텐데요,
새로운 언어라는게 4개월만에 될리가 만무하다 생각했는데
학교 시스템이 정말 좋은편이라 그래도 제법 빨리 배웠던거 같습니다.
허나 당장 나가자마자 스와힐리어로 미사며 고해성사며 해야 한단 생각에 마음이 좀 급해져서
그것참, 공부와는 거리가 먼 인생이라 생각을 하였건만 더운 독서실 앉아서 나름 열공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ㅎ
스와힐리어가 놀라운 것중의 하나라면...
생각보다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사파리(safari)죠. 여행이란 뜻입니다. 우리는 뭔가 차를 타고 사자를 봐야 사파리라고 생각하지만
1층 교실에서 2층 방으로 올라갈때에도 선생님이 여행 잘하라며 사파리를 씁니다. 그냥 어디든 가면 무조건 붙이는 의미랄까요.
많이들 아시는 젠가(jenga) 보드게임이죠. 이것도 스와힐리어로 건설하다(build) 의 뜻입니다.
잠실에 있는 직업체험 학교? 키자니아 였나요. 이것도 스와힐리어로 추정됩니다. 키자나 Kijana 가 젊은이 라는 뜻이구요.
아이폰에 시리(Siri) 기능이 있지요. 이것도 스와힐리어로 비밀(Secret) 이란 뜻입니다.
아 심바(Simba)는 라이온킹때문에 많이들 아시는...당근 사자라는 뜻이구요.
하쿠나 마타타도 여기서 나왔죠. 노 프라블럼 되시겠습니다.
담에 한번 다시 스와힐리어 이야기 하도록 하구요.
오늘도 어김없이 업로드를 위해 시내에 나왔고,
오늘은 오후 수업이 길었던 바람에 빨리 마치고 돌아가야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관계로
이쯤에서 사진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1층에 걸려있는 십자가입니다.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었구요.
되게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가끔 아주 맘에 드는 사진이 아이폰으로 찍히면
폰으로 이런 사진을 찍다니! 하며 뿌듯한 마음 반.
그러면 저 큰 카메라는 도대체 왜 가져온거지. 하는 의문과 회의감 반.
뭐 그렇습니다.
무소마는 대단히 작은 도시입니다. 놀라운건 무소마 안에 공항이 있어요.
전 처음에 공항이 있다그래서 제법 큰 도시일줄 알고
공항에 비행기가 자주 뜨냐. 라고 물었더니.
"자주는 아닌데 있긴 있다.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뜬다."
라고 해서 경악했던. 담에 공항 사진도 보여드릴께요. 그냥 운동장처럼 생겼습니다.
여튼 이 작은 도시안에서도 학교는 다시 빌리지로 들어가야 있는 곳이라
시내에 나오면 이런 느낌이란걸 보여드리기 위해 찍었던 사진입니다.
네, 이게 시내의 모습입니다. ㅡ.,ㅡ
부농티를 입으신 산타 할아버지 같은 분이 바로 현재 학교 원장 신부님이십니다.
폴란드 신부님이시구요. 놀랍게도 아프리카 오신지 40년이 넘으셨습니다.
제가 31이니 제가 태어나기 9년전에 오신 것이죠.(죄송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이 힘든곳에서 40년 전부터 살아오신 것 하나만으로 리스펙해야겠다 마음먹은 분입니다.
옆에 수녀님도 폴란드 수녀님인데요 근처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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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도 소개해드리긴 했습니다만
이곳 구름은 정말정말정말 멋있습니다.
지금까지 16개가 넘는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이곳처럼 변화무쌍한 구름을 보여주는 곳은 잘 못본거 같아요.
정말이지 마음같아서는 하늘만 똑 떼다가 한국으로 옮겨놓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이곳의 하늘과 한국의 땅중 고르라면 당연히 후자입....ㅡㅜ
더 소개하고 싶은 구름들이 있어서 시리즈로 주욱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
아...이건 구름이 멋지다기보단 조깅코스인데요, 호수와 어우러진 노을이 멋져보여서요 ^^;
네 뭐 대략 이렇습니다.
정말 안타까운것은 제가 에지간하면 눈으로 보는것보다 이쁘게 찍을 자신이 있는데
구름만큼은 아무리 찍어도 눈으로 보는 만큼을 따라갈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눈으로 보는게 사진보다 3배정도는 이쁘다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 신기한(?) 것 중의 하나는요
드디어 탄자니아에 우기가 왔습니다. 보통 우기는 10월부터 3-4월 정도까지인데요.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지구 온난화때문에 비가 오는 지역은 너무 심하게 많아지고 안오는 곳은 더 안오고 있지요.
안타깝게도 이곳도 원래 우기에 내려줘야 할만큼의 비가 내리지 않아서
빌리지의 사람들에게는 정말 커다란 시련이 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금 있는 곳은 호수가 가까워서 잘 내리는 편이긴 하지만요.
해서 우기가 시작하니까 더욱 멋진 구름들이 몰려오기도 하고
밤에는 아주 멀리서 소리도 들리지 않는 번개들이 하늘을 번쩍이기도 합니다.
며칠전에 번개가 정말 많이 치는 날 사진을 찍었었는데요. 아래와 같습니다.
네 저 뒤에 밝은게 번개가 친겁니다. 멋지죠 :)
오른쪽 하늘이 이랬구요. 놀랍게도 여기서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네 이런 하늘이 동시에 펼쳐져서 더욱 아름답지요.
이상입니다. 할 이야기도 정말 많고 보여드릴 사진도 정말 많은데
여유도 여유거니와 인터넷이 쉽지가 않으니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ㅠㅠ
끝으로
미파 소개하면서도 보여드렸..?...던거 같은데요. 아닌가?
가끔 고슴도치를 만납니다.
한국에선 본적도 없어서 몰랐는데
얘네가 엄청 귀여워요!!
되게 느린데 가까이 다가가면 무서워서 몸을 잔뜩 웅크립니다.
아래처럼요.
막 도망가다가 이상태로 웅크리는데
마치 느낌에
"뀨"
이러는것만 같아요. ㅋㅋㅋㅋ
진심 귀여운 친구입니다. 아쉽게도 아이폰으로 찍어서 화질이 별로지만 언젠가 더 크게 건질 수 있기를..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 앞 마당은 항상 야생 of 야생이 펼쳐지는데
얼마전 놀랍게도 엄청 커다란 거북이를 만났더랬습니다!!
해서 다음 업데이트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 거북이편으로,
조금 빠르게요. 일주일뒤, 늦어도 31일까지. 빠르면 그전에. 보통 그정도에.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담에 다시 만나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