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느낌이 있죠.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자주 만나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해도 여전히 할말이 남는데
어쩌다 만나면 대략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난감할때가 있습니다.
모처럼 만나서 할 이야기가 산더미 같다는 말은 적당히 모처럼 이여야지
너무 모처럼이 되면 오히려 입을 다물게 만드는 듯 합니다.
한동안 너무 정줄 놓고 살았더니 이 블로그에도 도대체 어디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가장 큰...의문점은.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이. 말로 과연 설명이 가능은 한건가? 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그 간극이 싫어 오히려 글을 안적게 되었던 건지도 모르겠다고, 게으름을 포장해봅니다.
우선 큰 틀에서의 근황만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창원 신부님의 후임으로 부기시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이창원 신부님과 함께 두달간 인수인계 및 알콩달콩 투닥투닥 하는 시간을 잘 보냈구요,
이창원 신부님은 마무리를 위해 뉴저지의 SMA 선교회로 잠시 들어갔습니다. 머잖아 곧 한국땅을 밟으시겠네요.
2월 중순에 그렇게 다니엘 신부님을 보내고, 바로 일주일 뒤에.
저에게 아주 의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절대 기대하지 않았던 제 작은 누나가 시집을 간 바람에 놀랍게도 한국에 일주일간 잠시 들어갔다 왔습니다.
불과 일년조금 안된 시간만에 여기저기 망가진 곳이 많아서...
일주일 내내 사실상 가장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던듯 합니다.
때문에 연락 못한 많은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언젠가는 뵐 날이 있겠죠.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봅니다.
여하튼. 그렇게 삼일절에 귀국(?) 하여 다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마지막 사진 올린 이후로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서...
할 이야기도 사진도 정말 많지만 막상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해서 당분간은 전략을 바꿔서, 기존에는 한달에 한두번 업데이트를 했던거 같은데요.
한동안 소재 떨어질때까지. 사진 한두장이라도 조금 자주 업데이트 하는걸로 바꿔보려 합니다.
뭐 또 얼마나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동안은요.
그렇게 조금씩 자주 이야기하면서 못한 이야기들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자주 이야기하다보면.
더 할 이야기들도 많이 생기고 하겠죠. 사람 만나는게 그런것처럼요.
그래서 일단. 막무가내로 시작해보겠습니다.
현재 탄자니아에 있는 SMA 식구들입니다. 폴란드 사람들이 많구요.
인도 필리핀 캐나다 한국 아일랜드 등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함께 있습니다. 자매님들은 다 평신도 선교사분들입니다.
한국에는 흔치 않지만 외국은 선교사가 종종 있는 편이라서요. 제법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아주 멋지게 살아가고 계십니다.
말씀드렸던 12월 전체회의가 끝나고 찍은 단체사진입니다.
이렇게 함께 미사도 하구요. 이때 제가 부기시에 가게 될거란 걸 알게 되었었죠.
그렇게 발령받아 와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저분이 제 주임신부님이십니다. 인도 신부님이시구요.
지난번 주보에 적었듯이 짧은 시간입니다만 이렇게 두분 신부님 모시고 2보좌로써 모진(?) 시간을 겪으며(?) 지냈더랬죠.
가장 기뻤던 것 중의 하나는 다니엘 신부님으로부터 요리를 엄청 배웠던 겁니다.
덕분에 이젠 혼자서 약 9개 정도의 레시피를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시작이 일단 마늘을 까고 감자와 양파를 볶는걸로 시작해서 그 이후에 뭘 넣느냐에 따라 바뀌는 레시피긴 합니다만
신세계를 알았다고 해야 할까요. 재미붙여서 요즘 열심히 요리중입니다.
다음에. 요리에 관해서만 따로 한번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해질녘이 되면 조금 멋진 동네입니다.
한낮의 후끈한 열기도 조금은 사라지고
가끔은 탄성을 자아내는 하늘과 구름과 노을을 볼 수 있습니다.
다니엘 신부님과 있는 동안 좋았던 시간중의 하나가 저녁 먹고 후레쉬 들고 밤 산책을 나갔던 겁니다.
밤은 제법 위험해서 나가지 않는게 좋지만 둘이 함께 있으니 할 수 있던 선택이였는데요.
치안도 치안이고 이런 녀석들 때문에 위험한거죠. 전갈입니다. 전 실제로 보긴 처음이였네요.
보자마자 이것은 해로운 것이다 하면서 다니엘 신부님이 바로 밟아서 저 세상으로 보내드렸습니다.
밤에는 정말 칠흙같이 변해서 후레쉬를 들고 열심히 걸으면 다양한 종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불빛을 따라옵니다. 아주 귀찮게요.
공소 이야기도 차츰 풀어갈텐데요. 보통 공소들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부기시에는 총 32개의 공소가 있고 이 공소들은 한번 나가면 보통 5시간에 길게는 7시간 걸려야 다녀옵니다.
아침먹고 출발하면 3-4시에나 도착하는데요. 돌아와서 잠시 뻗었다가 바로 일어나서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그런 패턴의 반복입니다.
요리를 시작한 이후로 어머님들의 마음을 얼마나 깊이 느끼게 되었던지...
다음에 따로 이야기 하겠습니다.
다니엘 신부님과 2달 같이 산 덕에 감사하게도 제 사진을 꽤나 많이 건질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맘에 드는 사진 중 하나입니다.
노을은 늘 아름답죠. 어쩜 이렇게 하늘만 아름답고 그 아래 땅은 히....아...아닙니다.
너무 모처럼 올렸더니 뭔 소릴 했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모처럼의 횡설수설이 좋아서 신나게 써내려간 포스트입니다.
조만간 또 찾아뵐께요.
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