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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당연하나 당연하지 않았던 일들. feat. 부기시 일상.

이곳에선 수요일 한국시간 으로는 목요일에 올리는 업로드 시간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제가 깜빡한 것이. 골목식당이 수요일에 하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지금 다운로드는 받았는데 약속은 했으니 글은 올려야 하고. 골목식당은 보고 싶고. 그런 복잡한 마음입니다.


빨리 쓰고 보러가야겠습니다.


....


사실 생각해보면


처음 일년간은 인스타에 누가 맛있는 사진 올린것만 봐도 막 화가 나고 속상하고 했었는데요.


요즘에 들어서야. 대리만족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습니다.


뭐 먹는거나 요리하는 프로 혹은 유튜브를 엄청 즐겨봐요.


보고만 있어도 막 행복해지고, 아, 나 저 맛 아는데. 나 잘 먹을 수 있는데. 이람서 혼자 꺅꺅 거리는 것이, 은근 위로(?)가 되더라구요.


돌아가면 진짜 다 먹어버려야지. 오늘도 이런 허황된 꿈을 안고 잠드는 김신부입니다.


여하튼.


오늘은 제목처럼 저에게 당연하나 당연하지 않았던 일 한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실 한국에서 신부로 살았던 10년간, 단 한번도 제병이나 미사주를 직접 사본적이 없습니다.


한국은 제의방 봉사자분들이 원체 잘 구성되어 있어서 많은 부분들이 신부에게 퍽이나 수월합니다.


이곳와서 놀랐던 것 하나는.


성 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 후에


제가 쓰는 성유통에 성유를 담다가 문득 깨달았는데요.


지금까지 직접 담아본적이 한번도 없었더라구요.


으레 기존 통을 수녀님께 드리면 늘 이쁘게 새로 담아서 저에게 건네주신것만 받았으니까요.


여기는 제의방 봉사자들이 따로 없기도 하거니와. 맡겨도 사실 불안함이 더 커서 보통은 제가 다 관리를 하는 편입니다.


그나마 복사단 아이들중 제의방 팀을 따로 소규모로 만들어서 함께 청소 정도 하고는 있습니다.


여튼 그런 전차로 보통 한달에 한번 혹은 두달에 한번 정도는 시내에 제병과 미사주, 그리고 향가루를 사러가야 합니다.


주임신부님은 나가는걸 별로 안좋아하고 전 나가는걸 좋아하다보니 주로 늘 제가 사오고 있는 편이라서요, 오늘은 간략하게 그 소개를 좀 할까 합니다.





부기시에서 가장 가까운, 늘 말씀드린 차로 한시간 정도 가면 있다는 '시냥가' 라는 도시입니다.


이정도면 이 근처에서 보기 드문 큰 도시이구요. 이곳에 우체국도 있고 큰 슈퍼도 있고 아이스크림도 살 수 있고 그렇습니다.


2년 가까이 다니면서 저곳에서 항상 철길만 보았지 실제로 기차가 운행하는걸 처음 봤어요.


너무 신기해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철길이 도로위를 지나고 있어서 차가 서 있는 중인겁니다.





전경을 좀 찍을걸 그랬군요. 그 '시냥가' 도시에 '부항기자'라는 본당이 있는데


이곳에서 제병이나 포도주 향가루등을 판매합니다.


저 문에서 수녀님이 향가루와 미사주를 들고 나오게 되구요.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인데 이곳에서 대제병과 소제병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문으로 수녀님이 가지고 나오실거에요.





기다리고 있으면 타단~ 이렇게 수녀님이 가지고 나와주십니다.


이날... 비단 이날뿐 아니라 이들이 무언가를 계산해줄때에 맞는경우보다 틀린 경우가 항상 많아서요. 


때문에 레스토랑에서도 식사후에는 항상 영수증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합니다.


사기를 치는게 아니라 그냥 계산에 좀 많이들 약하십니다. 한국 사람들이 계산이 빠른 편이기도 하지요.


이날도 수녀님이 계산이 틀리셔서. 한번 들어가면 왜때문인지 무조건 10분입니다.


그냥 들고 나오면 될거 같은데 뭐 암튼 오래걸려요. 적응해야만 하는 이곳 문화입니다.





네, 그렇게 먼저 미사주와 향가루를 얻었습니다. 플라스틱 통에 들어 있는게 미사주이구요


아래에 큰 봉지가 조금 저렴한 향가루, 작은 봉지가 좀 비싼 향가루입니다.


비싼건 나중에 주교님 오시거나 부활 성탄 같은 큰 날들을 위해 소량 구입합니다.


저렇게 세가지 가격이 합치면...대략 8만실링 정도요? 4만원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제병과 소제병까지 구입을 하고 나면 미션이 완료입니다. 이제 집으로 가야죠.





이렇게 열심히 또 운전을 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하루가 끝나는 그런 임무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간 제가 머물렀던 성당들.


출신본당이였던 발산동, 그 이후에 신천동, 이태원, 서교동, 목동 성당에서 제의방 봉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 덕에 얼마나 수월히 일했는지 몰라요. 늘 흙투성이 제의를 입으며 매일 생각하곤 합니다.


그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일을 해주고 계시니. 화이팅 하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





그리고 집에 돌아왔더니. 이곳은 집은 아니고 집 옆에 있는 교리실 같은 곳인데요. 


옆에 병원에서 사는 직원들의 아이들이 청소를 하고 있더라구요.


이 아이들 엄청 밝고 엄청 귀엽고 착한 친구들이에요. 붙임성도 좋고.


고사리같은 손으로 청소하는게 너무 이뻐보여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 조그만 녀석이 어찌나 열심히 닦던지





분홍 런닝구 입은 친구는 약간 요령 피웠어요. 그래도 때 되면 또 열심히 하더라구요.


이렇게 고생한 아이들에게는 늘 제가 사탕이나 비스켓을 주거든요.


사탕이 스와힐리어로 피피 (Pipi) 인데요.


이곳 수녀님 한분이 여기 아이들에게. 


수녀님 : '너네 프란치스 킴 신부님 알지?'


아이들 : '누구요?'


수녀님 :...그....음...아! 피피가이! 


아이들 :  아~~ 알아요!


라고 했었다는. 김신부는 몰라도 피피 가이는 아는 우리 아이들이랍니다.





몇번 소개해드렸는데요. 바로 옆에 있는 OLA 수녀원의 유치원 아이들입니다.


기숙 학교라 매주 금요일 저녁은 이 아이들과 영어 미사를 해요.


일주일중 유일하게 영어미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이날을 제외하곤 항상 스와힐리어 미사를 하지요.


아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 요즘엔 한 70명 정도의 아이들이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서 함께 미사를 하고.


그때문에 실내는.


찜질방이 됩니다.






빠지면 서운한 아가들 사진이지요. 여기 아가들은 신기한게 눈에 다 서클렌즈를 끼워놓은 것 같아요. 눈이 진짜 예뻐요.


코에 파리가 붙어 있는데요.


저도 오기전에는 유니세프나 이런곳의 아프리카 아이들 사진을 볼때마다 저놈의 파리들 치우고 찍으면 안되나 생각했거든요.


여기 파리는 정말로


우리가 한국에서 만나는 파리보다 활동력이 열배는 좋아보입니다.


아예 다른 생물인가 싶을정도에요. 빠르기도 엄청 빠르고 한번 붙으면 흔들어도 잘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그러다가 잡으려고 하면 귀신같이 알아서 도망가는데 심지어 조깅을 하는데 파리 두마리가 10분 내내 달리는 저를 쫗아온적도 있어요.


너무 짜증이나서 그날은 그냥 집에 돌아갔는데요.


여튼 그것참 지나치게도 씩씩하고 활달한 파리들입니다.






공소에서 만났던 친구였어요. 무척 이뻤던 아가입니다.


끝으로....





허허, 민망허게도.


인스타에도 올렸던 사진인데요. 제 사진을 올리고 싶었다기보다 제 멱살을 잡고 있는게 인상적이라 올렸던 사진입니다.


#이거놓고얘기해. #중구가시키드나.


이런 해시태그를 달아주고 싶었던...ㅋ


한주 건강하시구요. 여튼 저는 골목식당에 굴하지 않고 다음주에도 목요일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주간 건강하세요.


뿅.